Candle

센고쿠 15권

from 감상 2008/02/22 12:09
센고쿠 15
미야시타 히데키/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2008

대머리 생쥐와 바보 주인공의 활약으로 노부나가 대 나가마사의 대립은 결판이 난다. 그래서 표지인물은 졸지에 미망인이 된 오이치. 어찌나 멋지고 잘생겼는지 처음엔 누구? 미청년 책사? 이랬다. 풍부한 문헌인용과 지도·도표제시를 통해 고증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주는 센고쿠지만, 앞 권에서부터 걸친 오다니성 공략전의 보름달은 영 아니올시다. 작품에 기재된 호구공략일(8월 29일)과 나가마사 사망일(9월 1일)은 모두 음력. 그런데도 시종일관 '보름달'이 배경에 등장한다. 이 보름달은 단순한 배경그림이 아니라, 센고쿠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어려운 결정에 부닥친 히데요시에게 깨우침을 주는 장치다. 그렇다면 그들이 본 때아닌 보름달은 환상 속의 그대?

노부나가와 나가마사의 최후대면 때 나가마사의 대답, 즉 전국 다이묘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부나가에 대적하기로 했다는 말 역시 앞뒤가 어긋난다. 사랑하고 사랑받았기에 형님을 친다느니, 사랑하는 형님을 잃는다면 앞으로 어찌 살아갈까라느니 애증관계 망상자극 떡밥은 가득하다. 그러나 나가마사의 입을 빌려 운운한 전국시대 무장의 자아정체감과 노부나가에 대한 애증(선망과 질투) 같은 이유는, 그간 보여준 찌질한 나가마사 이미지를 씻기에 역부족이다. 단순히 타츠오키의 간계에 넘어가 노부나가를 기습한 일이라든지, 꼴사납게 벌벌 떨다가 아내의 도발에 겨우 정신차린 모습 등등에서, 일부러 험한 길을 택한 용자의 면모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 하물며 노부나가와 닮은꼴이라니 어림없다. 지난번 타츠오키 때와 마찬가지로 줄곧 찌질하게 그리다가 죽을 때가 다 돼서야 두둔·미화하는 묘사방식은 작위성만 강화할 뿐이다. 어설픈 휴머니즘은 접어두고, 캐릭터의 마지막 순간까지 작가는 냉정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같은 망상떡밥이라도 히데요시 회상장면의 독백 '오다 노부나가란 인물은 따라가고 싶은 사람이자 내버려둘 수 없는 사람.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 쪽은 그간의 주군빠돌이 이미지와 부합하므로 훨씬 자연스럽다. 그 히데요시는 이번에 세운 공으로 아사이가의 영토를 받고 바보 센고쿠는 영락전기와 땅 천석을 하사받는다. 오다가 주요인사, 타케다, 혼간지의 근황을 살짝 비추며 1부는 막을 내린다. 2부 16권은 4월에 발매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