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 일상 061. 경멸

걸어다니며 담배 피우고 가래침 뱉는 인간, 팔꿈치 세우고 부딪쳐가며 사과 한마디 없는 인간, 지나가는 여자들 옷과 얼굴 품평하는 인간, 버스와 지하철에서 다리 쩍 벌려 자리 2인분 차지하는 인간, 핸드폰으로 고성방가하는 인간, 원거리에서 핸드백 던져 자리 맡는 인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처자에게 비키라며 지팡이 휘두르는 인간, 식당에서 애새끼가 꺅꺅대며 뛰어다녀도 말리기는커녕 흐뭇하게 미소짓는 인간, 남이 고르려던 물건을 가리켜 왜 사는지 모르겠다며 동행자랑 시부렁대는 인간, 극장에서 앞좌석 발로 차는 인간, 벨 소리와 스포일러로 흥을 깨는 인간, 도서관에서 책장 우렁차게 넘기는 인간, 입 쩝쩝 다시고 혀 쯧쯧 튕기는 인간, 공부하러 왔는지 잡담하러 왔는지 목적상실한 인간, 과시할 게 없으니까 발소리로 존재감 과시하는 인간, 입 없는 식탁에도 자선하려는지 음식을 질질 흘리는 인간, 어지르기 대왕의 후손으로 책상 붙여쓰는 동료에게 민폐 끼치는 인간, 실컷 지각하고도 태연자약 적반하장인 인간, 돈이든 물건이든 빌려주고 나면 오리발 내미는 인간, 보는 눈 없는 줄 알고 길에 쓰레기 버리고 무단횡단하는 인간, 사람 나고 차 났지 차 나고 사람 났냐 파란불인데도 차체 절반이 횡단보도를 넘어버린 건방진 인간. 예의 없고 양심 없고 주위에 폐 끼치는 인간을 경멸한다. 무엇보다도, 그런 인간들에게 한마디도 못하고 짜부라지는 '나 자신'을 가장 경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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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zim | 2007/09/07 18:08 |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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