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오랜만에 한신잡담(그의 독특한 입지)
1. 초한전의 주요군사세력 : 항우, 유방, 한신 등.
2. 한나라 건국공신(고조삼걸) : 장량, 소하, 한신.
3. 숙청당한 주요공신 : 한신, 팽월, 영포 등.
→ 서로 다른 세 부류의 교집합에 속하는 한신. 미묘한걸?
1. 초한전이 격화될 때, 제왕(齊王) 한신은 무섭의 말마따나 항우와 유방 양자의 운명을 좌우하는 저울추였고, 항우가유혹의 손길 외교적 설득을 시도할 정도로 세력이 성장했다. 유방이 만일을 대비해 심어놓은 감시역들이 있었다 한들, 마음만 독하게 먹었으면 그들을 없애고 천하를 삼분했을 것이다(그 후의 일은 둘째치고). 그랬다면 초한지는 삼국지로, 삼국지는 후삼국지로 제목이 바뀌었을 터. 한신이 독자노선을 걷지 않고 끝까지 유방 편에 선 것이 본인 말대로 은혜와 의리 때문인지, 혹은 일인자가 되기보다 계속 이인자에 머무르는 게 편하고 확실한 길로 보여서였는지 모를 일이다. 훗날 그는 괴통의 말을 듣지 않았음을 후회하지만, 그의 진짜 실수는 일이 성사된 후의 이인자의 운명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2. 대업을 달성한 후 유방은 다음과 같이 세 사람의 공적을 칭찬한다. "군막 속에서 계책을 짜내어 천리 바깥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일에서는 내가 자방(장량)만 못하며,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위로하며 양식을 공급하고 운송도로를 끊기지 않게 하는 일에서는 내가 소하만 못하고, 또 백만대군을 통솔하여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고 공격함에 반드시 점령하는 일에서는 내가 한신만 못하오."(정범진 역, "사기본기", p288) 그러나 유방이 한신을 셋 중 맨 마지막에 언급한 데는 유방의 경계심이 깔렸다는 견해가 있다. (책인지 웹인지 출처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글을 읽었다.) 뭇 장수를 사냥개에 소하를 개주인에 비유한 발언이나, 이후 한신에 대한 조처를 보면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3. 한신은 장량, 소하와 더불어 한초삼걸 또는 고조삼걸이란 명칭으로 언급되는가 하면, 개국초기에 숙청당한 주요공신 중 한 명으로서도 언급된다. 이것이 한신의 빛과 그늘이다. 모름지기 공적은 공적대로 과실은 과실대로 평해야지 한쪽 때문에 다른 한쪽을 폄하하거나 두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국역사상 십대 원장(원통한 장수) 순위에 한신은 10위, 팽월은 3위다. 한신이 순위에 겨우 든 것은 사기를 비롯한 여러 사서에 모반계획을 꾸몄다고 기록된 탓이 가장 크다. 반면 기록상의 팽월은 모반을 기도하지 않았음에도 여후에게 찍혀서 죽었고 시체는 육젓이 되었으니 순위가 높을 만하다. 원통한 장수 동메달은 결코 영광이 아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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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잡담
2. 한나라 건국공신(고조삼걸) : 장량, 소하, 한신.
3. 숙청당한 주요공신 : 한신, 팽월, 영포 등.
→ 서로 다른 세 부류의 교집합에 속하는 한신. 미묘한걸?
1. 초한전이 격화될 때, 제왕(齊王) 한신은 무섭의 말마따나 항우와 유방 양자의 운명을 좌우하는 저울추였고, 항우가
2. 대업을 달성한 후 유방은 다음과 같이 세 사람의 공적을 칭찬한다. "군막 속에서 계책을 짜내어 천리 바깥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일에서는 내가 자방(장량)만 못하며,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위로하며 양식을 공급하고 운송도로를 끊기지 않게 하는 일에서는 내가 소하만 못하고, 또 백만대군을 통솔하여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고 공격함에 반드시 점령하는 일에서는 내가 한신만 못하오."(정범진 역, "사기본기", p288) 그러나 유방이 한신을 셋 중 맨 마지막에 언급한 데는 유방의 경계심이 깔렸다는 견해가 있다. (책인지 웹인지 출처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글을 읽었다.) 뭇 장수를 사냥개에 소하를 개주인에 비유한 발언이나, 이후 한신에 대한 조처를 보면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3. 한신은 장량, 소하와 더불어 한초삼걸 또는 고조삼걸이란 명칭으로 언급되는가 하면, 개국초기에 숙청당한 주요공신 중 한 명으로서도 언급된다. 이것이 한신의 빛과 그늘이다. 모름지기 공적은 공적대로 과실은 과실대로 평해야지 한쪽 때문에 다른 한쪽을 폄하하거나 두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국역사상 십대 원장(원통한 장수) 순위에 한신은 10위, 팽월은 3위다. 한신이 순위에 겨우 든 것은 사기를 비롯한 여러 사서에 모반계획을 꾸몄다고 기록된 탓이 가장 크다. 반면 기록상의 팽월은 모반을 기도하지 않았음에도 여후에게 찍혀서 죽었고 시체는 육젓이 되었으니 순위가 높을 만하다. 원통한 장수 동메달은 결코 영광이 아니다만.
by zizim | 2007/08/27 11:19 | trackback 0 | comment 6

음.. 마지막에 언급한 것이 경계심이라..너무 그럴 듯 합니다...
단순히 떠오르는 순서대로 말했다고 보기엔 좀 석연찮아요.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서 글을 읽다보면 느껴지는 것이... 유방은 정말 한신을 광적으로 두려워한 것 같아요; 그리고 한신은 조금 욕심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한 능력이 있으면 욕심을 부려볼만한데~ ^^;;
하긴 욕심이 과하면 라간지같이 될 수도 있지만요......-┏
한신뿐만 아니라 다른 공신들도 경계를 했고, 심지어 처음부터 줄곧 뒤에서 묵묵히 도와준 소하마저 의심합니다. 그래도 한신이 경계대상 1호였긴 하네요. 한신이 항우와 유방처럼 일인자를 욕망했다면 어땠을까, 일이 더 재미있게 돌아가지 않았을까 망상해봅니다.
팽월...... 엄청 불쌍해보이네요. 그런데 맨 위엣 문단을 보고 나서 한신이 어쩐지 초나라나 한나라나, 안에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이미지로 보여 귀엽습니다;;[<어째서]
여러 책에 묘사된 한신에서 저는 무리에서 다소 겉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 자신은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 같지만요. 떠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이미지라고 하시니, 모토미야 히로시 만화 "적룡왕"의 한신이 겹쳐지네요. 작품성은 별로고 한신의 비중도 낮지만 말씀하신 이미지와 비슷해요. 특히 행군 중 들꽃을 보고 슬쩍 따다가 입에 무는 여유작작한 모습은 정말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