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 이달의 막부말·부장님 꿈

11월 2일 현대에 부활한 콘도 국장, 역사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렸으나 아무도 그 글을 믿어주지 않았다.
→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역시 아무도 믿지 않을 듯. 문득 질풍신뢰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11월 3일 "바람처럼 불처럼" 버전의 사카모토 료마가 역사와 달리 유신 후에도 살아남아 활동을 계속했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가 그에게 히지카타에 관해 묻자 "아까운 인물을 잃었다."고 대답하는데 그때 료마의 쓸쓸한 표정이란.
→ '만약 료마가 그렇게 암살당하지 않고 유신 후에도 활동을 계속했다면?'이라는 공상과 월명성희 료마와 부장님의 미묘한 관계가 결합해 이런 꿈을 꿨나 싶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신문기자의 정체가 신경쓰인다.

11월 5일 서점에서 "오토리/에노모토"란 제목의 녹색표지 책을 샀다. 녹색 책은 홀수페이지가 죄다 녹색바탕에 노란 글자로 찍혀있어 읽기 어려웠지만 본문을 읽는 동시에 내용이 애니메이션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신기한 책이었다. 글의 배경은 1862년 에도. 기화요초 가득한 무지개 동산에서 황미나 그림체의 히지카타가 기녀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 장면을 북주신선조 버전의 오토리 케이스케가 멀찍이서 엿보았다. 기녀에게도 오토리에게도 보이지 않았지만 독자인 내겐 히지카타의 여우꼬리가 보였다. 그는 둔갑술을 쓰는 여우였다.
→ 정말 저런 책이 있다면 처음엔 신기해도 정작 본문에도 영상에도 집중할 수 없어서 낭패. 모 사이트에서 발견한 꼬리 아홉 달린 부장님 아이콘의 영향이 역력한 꿈. 그 아이콘은 귀여웠지만 꿈속의 여우 부장님은 귀엽다기보단 색기만땅.

11월 9일 고료가쿠를 배경으로 실사버전 히지카타 등장, 브류네가 건네준 영국 풍경사진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나지막이 "언젠가 영국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 이상하다, 왜 프랑스가 아니라 영국일까? 역시 꿈에서는 어떤 왜곡도 가능하다.

11월 22일 1869년 5월 11일 운명의 그날, 북주신선조 버전 히지카타는 적탄에 중상을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살린 것은 신정부군 참모 쿠로다와 키요타카였다. 키 큰 회색머리 사내가 쿠로다, 키 작은 빨강머리가 키요타카로 둘은 그를 개인숙소에 숨기고 비밀리에 간호한다. 히지카타는 적의 손에 목숨을 건진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두 사람을 냉대하지만, 둘의 변함없는 따스한 태도에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한다. 이를 눈치챈 쿠로다의 아내(였던가 정혼녀였던가 가물가물)는 질투와 배신감에 타올라 낭군의 부재를 틈타 '방해물'을 죽였다. 사람 관만한 크기의 기둥선인장을 세로로 갈라 속을 파내고 거기에…….
→ 5일자 꿈에서 북주신선조 버전 오토리가 나온 후에 '부장님도 같은 버전으로 나와주심 좋을 텐데'라는 욕심을 품었더니 정말 나와주셨다. 피 흘리시면서. 쿠로다와 키요타카 두 사람은 실은 한 사람이다. [쿠로다 키요타카 인물설명] 9월 말에 꾼 꿈도 부장님이 여자의 칼에 허무하게 당했는데 이 꿈도 그런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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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zim | 2005/11/23 17:16 | trackback 0 |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