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내가 F임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
그간의 T/F 고민에서 은연중에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T/F 구분의 여러 단서 중에서 감정습도와 감정표현을 과대평가했던 것이다. T가 F보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들 하지만 F라고 다 공감 잘하진 않다. 감정표현은 T/F보다는 오히려 Fe/Fi의 문제이므로 I*FP보다 E*TP가 감정표현을 더 잘한다. 따뜻하냐 차갑냐, 촉촉하냐 메마르냐라는 정서(emotion)면은 T/F 구분에서 부수적·지엽적 문제이며 오히려 환경적 측면에서 해석함이 나을 법하다.
헷갈릴 땐 곁가지 다 제치고 처음으로 돌아가자. 의사결정 기준이 옳고 그름이냐, 좋고 나쁨이냐? 문제중심적으로 접근하나, 가치 및 인간중심적으로 접근하나? INTP 카페 분들은 머리의 판단을 따르는 게 편하다는데, 난 꼭 그렇지는 않다. 나중에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미련이 남더라. 그렇다고 정반대로 하면 편하냐면 글쎄, 자기 자신에게 패배했다는 기분이 든다. 결국 양쪽의 절충(이란 것 자체가 F스럽지만)이 편하다고나 할까. 혹시 9번의 절충주의? 헌데 INTP 카페의 버드님 글 '인식형 카페에서조차 판단형의 주장이 옹호받는 현상'에서 내가 F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
위 버드님 글에서 나군의 밑줄 친 말을 듣고 상처받으면 F, "아, 그러셔?"라고 태연하게 대응하면 T다. 너 싫다는 말 듣고 좋아할 사람 누가 있겠느냐고 일반화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T는 그 말을 그저 상대방만의 느낌이나 취향으로 치부하는 데 비해 F는 개인적으로,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좋고 나쁨의 평가("넌 나빠!")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자기가 그 사람한테 뭘 잘못했나 무슨 미움받을 짓을 했나 곰곰이 되짚어보고 답이 안 나오면 혼란에 빠진다. T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F만큼 깊이 상처받지 않는다. F는 모두에게 호감 얻기란 불가능함을 머리로는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막상 저런 말을 들으면 기분 팍 상한다.
굳이 "니가 싫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대상 및 개인 취향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F에겐 상처를 준다. "난 그거 싫어."라는 말을 T는 단순히 호오 피력으로 듣지만 F는 자기 취향에 대한 간섭 내지 무시로 듣는다. 그래서 T와 F가 취향 얘기 나누면 서로 어지간히 성숙하지 않은 한 싸움날 소지가 잦다. 난 T들이 예사로 던지는 그런 말에 상처받았으나 T들, 특히 E*TP들은 왜 상처받는지 이해 못 하고 도리어 답답하게 여겼다. E*TP들에게 딱히 악감정은 없고 사실이 그렇단 얘기. 남이 뭐가 좋다고 했을 때 F는 웬만해서는 그거 싫다는 말 안 하고 맞장구친다. 자신이 그런 말에 상처받듯 남도 상처받으리라 짐작하는 F 나름의 배려다. 반면 T는 남이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 싫다는 말을 굳이 꺼리지 않으며 본인이 그런 말을 들어도 속상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 넘긴다. T가 상처받는(이라기보다 화나는) 상황은 앞에서는 "나도 그거 좋아." 해놓고 나중에 뒤에서 딴소리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취향을 무시당해 기분 좋을 사람 없다."라는 내 입버릇은 절반만 맞다. 문자 그대로는 맞는 말이지만 '취향의 무시'가 T와 F에게 서로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F에겐 "난 그거 싫어."라는 말도 취향의 무시에 포함되나 T에겐 적절한 이유도 없이 "그거 하지마."라는 직접강제가 무시가 된다.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F구나.
Tag | MBTI,
T/F,
취향
헷갈릴 땐 곁가지 다 제치고 처음으로 돌아가자. 의사결정 기준이 옳고 그름이냐, 좋고 나쁨이냐? 문제중심적으로 접근하나, 가치 및 인간중심적으로 접근하나? INTP 카페 분들은 머리의 판단을 따르는 게 편하다는데, 난 꼭 그렇지는 않다. 나중에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미련이 남더라. 그렇다고 정반대로 하면 편하냐면 글쎄, 자기 자신에게 패배했다는 기분이 든다. 결국 양쪽의 절충(이란 것 자체가 F스럽지만)이 편하다고나 할까. 혹시 9번의 절충주의? 헌데 INTP 카페의 버드님 글 '인식형 카페에서조차 판단형의 주장이 옹호받는 현상'에서 내가 F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
[가군] 미꾸라지 몇 마리, 삼류, 쓰레기
[나군] INTP답지 않다, 너의 말에 모순이 있다, 난 니가 싫다
가군과 나군의 차이가 뭔지 알겠지?
가군은 다른 사람을 좋고 나쁜 것으로 판단해서 나쁜 쪽으로 하는 말이고(판단형),
나군은 좋고 나쁜 개념 없이 보이는 현상을 밝힌 말인데(인식형)
위 버드님 글에서 나군의 밑줄 친 말을 듣고 상처받으면 F, "아, 그러셔?"라고 태연하게 대응하면 T다. 너 싫다는 말 듣고 좋아할 사람 누가 있겠느냐고 일반화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T는 그 말을 그저 상대방만의 느낌이나 취향으로 치부하는 데 비해 F는 개인적으로,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좋고 나쁨의 평가("넌 나빠!")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자기가 그 사람한테 뭘 잘못했나 무슨 미움받을 짓을 했나 곰곰이 되짚어보고 답이 안 나오면 혼란에 빠진다. T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F만큼 깊이 상처받지 않는다. F는 모두에게 호감 얻기란 불가능함을 머리로는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막상 저런 말을 들으면 기분 팍 상한다.
굳이 "니가 싫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대상 및 개인 취향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F에겐 상처를 준다. "난 그거 싫어."라는 말을 T는 단순히 호오 피력으로 듣지만 F는 자기 취향에 대한 간섭 내지 무시로 듣는다. 그래서 T와 F가 취향 얘기 나누면 서로 어지간히 성숙하지 않은 한 싸움날 소지가 잦다. 난 T들이 예사로 던지는 그런 말에 상처받았으나 T들, 특히 E*TP들은 왜 상처받는지 이해 못 하고 도리어 답답하게 여겼다. E*TP들에게 딱히 악감정은 없고 사실이 그렇단 얘기. 남이 뭐가 좋다고 했을 때 F는 웬만해서는 그거 싫다는 말 안 하고 맞장구친다. 자신이 그런 말에 상처받듯 남도 상처받으리라 짐작하는 F 나름의 배려다. 반면 T는 남이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 싫다는 말을 굳이 꺼리지 않으며 본인이 그런 말을 들어도 속상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 넘긴다. T가 상처받는(이라기보다 화나는) 상황은 앞에서는 "나도 그거 좋아." 해놓고 나중에 뒤에서 딴소리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취향을 무시당해 기분 좋을 사람 없다."라는 내 입버릇은 절반만 맞다. 문자 그대로는 맞는 말이지만 '취향의 무시'가 T와 F에게 서로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F에겐 "난 그거 싫어."라는 말도 취향의 무시에 포함되나 T에겐 적절한 이유도 없이 "그거 하지마."라는 직접강제가 무시가 된다.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F구나.
by zizim | 2007/02/16 18:28 | trackback 0 | comment 14

MBTI의 전문가시군요.
저는 검사 할때마다 ENTP가 나오는데 검사하시는 분들이 다들 그 극단적인 수치들에 놀라더군요. 특히 NT에 대한;;;
이 글을 보니 저의 극T에 대한 수긍이 상당히 됩니다.
그냥 책 몇권 읽은 아마추어입니다. 전문가라고 하시니 송구스럽네요, 히히.
와.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특히,
[T가 상처받는(이라기보다 화나는) 상황은 앞에서는 "나도 그거 좋아." 해놓고 나중에 뒤에서 딴소리하는 상황이다.] 요 부분.
뭐랄까나 성격이 조금 모진면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같은 경우에는 좋고, 싫음을 확실하게 하지 않는것을 무척이나 싫어하거든요..
차라리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을 더 좋아하죠. (웃음)
INTP가 계속 나오곤 했지만, 어쩔수없나 봅니다..그것도 전형적인 극T..
덧: INTP카페 주소. 실례가 안된다믄 알고 싶어요.
T들은 다들 확실하게 말해주는 걸 좋아하더군요. 뒤에서 딴소리하는 사람을 경멸하고요. 제가 본 어떤 T는 [회의에서 남들이 각자 열심히 의견 피력할 때는 침묵의 방관자로 일관하다가 회의 끝나자 옆 사람에게 수군거리는 사람]을 향해 비겁한 뒷담화꾼이라며 버럭하데요.
INTP 카페 : http://cafe.naver.com/intp.cafe
포스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댓글 하나 남겨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SISTANCE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아웅...오늘 다시 와서 글 다 읽었네요. 재밌는 글이었습니다. ㅋㅋ 근데 님이 F시라면...이거 말조심해야겠는데용. ^^;;
비개인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굉장히 좋아하고 애착하는 대상에 대해 왜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여전히 상처받지만요.
"난 그거 싫어."라는 말을 T는 단순히 호오 피력으로 듣지만 F는 자기 취향에 대한 간섭 내지 무시로 듣는다.
정말 이랬어요..ㅎㅎ 고등학교 때 ISTP 친구가 싫어.를 입에 달고 살아서... 그 때마다 당황스러웠지요. ㅎㅎㅎ
뭔가.. 직감적인 판단으로는 간섭이나 날 싫어하는건 아닌 것 같은데.. 싫다. 니.. -ㅁ-;; 나보고 어쩌란 얘기지? 라고...ㅋㅋ 혼란스러워했음...
키프님도 그러셨군요. T 입장에서는 싫다고 분명히 얘기하지 않을 경우 벌어질 영역침범(상대방이 아무것도 모르고 싫어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반복)을 방지한다는 측면도 있겠지만, 좋다 싫다가 비가치적 표현이 아닌 가치적 표현으로 들리는 우리 F로서는 싫다 소리 계속 들으면 당황할 수밖에요.
MBTI검사 두번이나 받았지만, 결과를 기억할 수 없다는...ㅠ.ㅠ
비슷했던거 같은데~~~ ^^;;
포스팅 글들 줄줄이 읽고 갑니다~~~ ^0^
네이버에서 자료 검색해 각 유형의 설명을 훑어보면 기억나실지도 몰라요. 영어의 압박도 괜찮다면 아래 간이테스트를 해보세요.
http://www.humanmetrics.com/cgi-win/JTypes2.asp (72문항)
http://www.teamtechnology.co.uk/mmdi-re/mmdi-re.htm (20문항)
뜬금없이 궁금해졌습니다.
INFP에 에니어그램 9유형이면 어떤가요?
어떨 것 같은세요?ㅎ
9번이신가요? 통계상 INFP엔 4번과 9번이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 INFP 9번은 거의 못 봐서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짓기는 좀 그렇고, 온화하고 유순한 경청자로 여간해선 목소리를 높이지 않지만 의외로 한 고집하는 사람 정도로 추측할 뿐입니다. 그리고 윗글에서는 에니어그램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에 에니어그램 유형까지 고려한다면 더 복잡해집니다. 이를테면 같은 F라도 4번은 호오가 극히 분명하기 때문에 다른 F보다 호오피력도 더 자유롭다고 보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