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dle
종종 눈팅하는 복숭아님 이글루에서 두부를 뚫는 집중력으로 5분만에 포스팅을 작성한다는 말씀에 부러워서 입이 벌어졌다. 날림이라면 모를까 그런 양질의 글을 5분만에 쓴다니 역시 신은 불공평한가 질투도 하고. (그래, 난 잘 쓰는 블로거들 보면 부러워하며 질투한다.) 국내에 블로그가 겨우 소개되기 시작한 시절부터 블로그질한 주제에(초기 글은 다 날아가고 없지마는) 여전히 뇌가 포스팅에 최적화는커녕 지지부진이다. 서당개 삼 년에 풍월은 개뿔. 한낱 잡담을 늘어놓아도 정보성 글과 감상문 쓰는 데 걸리는 시간과 맞먹는다. 처음부터 주제 제목 개요 다 잡고 써도 그 모양이다. 이는 단순히 블로그의 개방성이 지닌 그늘(독자 눈치보기)만이 아니다. 눈치볼 필요 없이 편안한 몇몇 단골들 중심으로 운영하던 홈페이지에서도 글쓰기에 지금만한 시간을 잡아먹었다. 글 하나하나를 작품으로 여긴다는 자부심은 한때 시를 썼다는 자존심의 연장선인지. 그러나 블로그에 잡문 쓰는 나를 멀찍이 바라보니 의외로 산만하다. 쓰다가 올블로그 들락날락 또 쓰다가 카페 들락날락. 이래서야 연두부처럼 흐물흐물한 집중력이다. 고심 끝에 이런 뜸들이는 글쓰기는 시로부터의 도피라고 결론짓는다. 글벗들과의 연락도 피하고 서점의 시 코너를 얼굴 붉히며 피하는 도피 말이다. 블로그와 같은 가외활동에 시간을 쏟아부으며 슬럼프를 외면한다. 만화와 비문학서만 자꾸 보는 것도 그런 도피다. 도망가지 말자, 정면으로 맞서자. 자동기술법에 의한 즉흥적 글쓰기를 지금 당장 시도하자. 글 쓸 때는 인터넷창 다 끄고 메모장만 띄우자. 이 글은 20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