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편안한 블로깅을 위한 지침

완벽주의 때문에 뭘 하든 적당히 조절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많은 힘을 쏟아붓다가 피보는 내가, 미치거나(강박) 질리지(피로) 않고 속 편하게 블로그하기 위해 자신에게 마련한 지침들.

1. 메모 활용 : 쓰고 싶으면 바로 쓴다. 시간없으니 나중에 써야지 하고 미뤘다가 다시 떠올리면 처음보다 생각이 덜 떠오르고 관심이 시들하다. 장처럼 푹 삭혀서 쓴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겐 안 맞다. 삭히더라도 막연히 머릿속에서 맴돌기보단 직접 써가며 삭히는 게 훨씬 구체적이다. 그렇다고 24시간 컴퓨터 앞에 있을 순 없는 노릇. 그래서 메모가 필요하다. 블로그를 위한 메모를 따로 하는 게 아니라(그럼 부담스러워서 못한다. 메모하려는 순간 '잠깐, 이거 블로그에 올리기엔 부적절하지 않나?' 멈칫하는 꼴을 상상하면 참;), 떠오르는 생각을 그때그때 기록해두고 개중에 혼자만 간직하긴 아까운 생각과 느낌을 뽑아 포스팅한다.

2. ~해도 된다 : 자기를 위해 하는 블로그가 자기를 괴롭히는 모순에서 벗어나려면 블로깅에 대한 생각, 믿음을 점검하고 '~해야 한다', '~하면 안 된다' 대신 '~해도 된다', '~하지 않아도 된다'를 자신에게 계속 들려준다. 예를 들어 '글이 길어야 성의있어 보인다.'란 생각을 했다면 '양보다 질이니 짧아도 좋다.'로, '시시하고 무의미한 잡담은 올려선 안 된다.'라고 생각한다면 '잡담도 하고 푸념도 흘려야 사람냄새가 나지.'로 고쳐 생각한다.

3. 시간조절 : 방문자와 댓글 수에 집착하는 사람, 메아리(?)를 기대하며 여기저기 댓글 달고 다니지만 기대보다 적게 돌아오는 메아리에 실망하는 사람, 메이저에 집착하고 마이너임을 한탄하는 사람, 주목받으려고 낚시질을 일삼다 악플 받는 사람들에게 숫자는 중요치 않다고, 어차피 블로그란 자기만족이라고 해도 도움 안 된다. 말해주지 않아도 머리로야 알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서다. 더구나 나쁜 기억과 생각은 애써 잊고 떨치려 할수록 질기게 달라붙듯, 집착을 버리려 할수록 거꾸로 더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블로깅 습관을 바꿈으로써 블로그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누그러뜨릴 순 있다. 하루 1시간만 할 때와 5시간 매달릴 때 집착의 강도도 다르다. 오프라인 생활을 바쁘게 조이자. 또한 방문자와 댓글 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오프에서의 소원한 인간관계를 온라인에서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일지도 모른다. 문제 자체는 해결되지 않은 채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오프라인의 문제는 오프라인에서. 물론 공부나 일이 싫다고, 취직이 어렵다고 블로그로 도피해서도 안 되지.

4. 힘을 아낀다 : 블로그에 투자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아끼는 게 낫다. 다양한 블로그 툴에 대한 호기심에 이판저판 벌려놓는 경우가 있는데, 멀티태스킹 인간이라 모두 잘 꾸려간다면 몰라도 아니라면 개설 초기 글 몇 개 올렸다가 방치한 블로그들을 과감히 통폐합한다.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은근히 '그거 어떡하지' 신경쓸 바엔 없애고 한군데만 집중. 다만 컨텐츠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면 두집살림이 안전하다.

5. 지치면 쉰다 :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때론 지치기도 하고 무덤덤해지기도 한다. 블로그도 마찬가지. 소위 '블로그 슬럼프'는 머리와 가슴을 재충전하라는 신호다. 그럴 때 억지로 짜내듯 써봤자 자신과 독자 모두에게 짜증스런 노릇이다. 며칠간 자리를 비울 땐 말없이 조용히. 중요한 사정으로 인한 장기간 잠수가 아니라 단순한 휴식이라면 일일이 잠수 보고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관심끌기 수작이라는 의혹을 받을 것이다. 쉬는 동안엔 블로그 생각일랑 접어두자.

요는 꾸준히가 아니라 느슨히, 열심히가 아니라 마음내키는 대로 하겠다는 것. =)
Tag/ ,
by zizim | 2006/11/17 17:12 | trackback 0 | comment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