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 지하 고문실

한 멀리뛰기 선수가 3년간의 은둔생활을 청산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남자친구는 그녀를 잊고 새 여자와 행복한 시간을 누렸다.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독재자는 지역 경계마다 높고 두터운 담을 이중으로 쌓아 지역 교류를 막고 국민을 통제했다.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그녀는 다른 도시로 가 새로운 생활을 하기로 결심하고 지역 경계선을 넘으려 했다. 경비원은 통행증 없인 지나갈 수 없다며 가로막았으나(통행증은 소수 특권층에만 허용되었음) 그녀는 이 상황을 TV 프로그램의 연출로 생각하고 경고를 무시했다. 무리하게 지나가려던 그녀는 체포되어 지하 고문실에 갇혔다. 그리고 지극히 사소한 실수로 체포된 다른 두 여자와 함께, 퀴퀴하고 피고름 냄새 풍기는 벽에 몸이 대(大)자로 고정되었다. 한 여자는 "여긴 살아서 나가는 사람이 없기로 악명높은 곳"이라고 말하며 냉소했다. 고문관이 여선수의 정수리에 긴 침을 박고 이마에 도넛 모양 쇳조각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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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zim | 2006/09/25 12:59 |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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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xi 2006/09/25 17:38  a  x  reply

    현재의 갑갑한 자기생활과 이 생활을 끝마치고 나갔을 때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느껴지네요.

    • zizim 2006/09/25 17:47 a  x

      예리한 분석이십니다. 반(半) 히키코모리 모드거든요;; 그리고 '정수리에 긴 침'은 침 맞을 꿈이었나 봐요. 어제의 체증이 안 내려가서 한의원 갔더니 머리에도 침을 놓데요.